2019년 5월 30일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처음에 제목만 보면 도저히 어떤 영화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제목을 듣고 나서 포스터를 보면 정원이 있는 집에 단란한 가족이 우선 눈에 보인다. 하지만 포스터를 보고 있으면 의문점이 하나둘씩 떠오른다. 사람들의 눈은 왜 가려져 있을까?, 그 눈을 가린 색깔은 왜 하얀색 하고 검은색으로 나뉠까?, 그리고 앞에 누워있는 사람은 왜 다리만 보일까? 하는 등의 의문점이다. 일단 그런 의문을 가졌다면 이 영화를 볼 준비는 끝난 셈이다.
- 다른 삶을 살아가는 두 가족
이 영화의 도입부는 기택(송강호)의 4인 가족의 일상이 나오면서 시작한다. 반지하의 집에 사는 그들의 삶이 평탄치는 않아보이지만 그래도 가족 간의 사이는 좋아 보인다. 그들의 삶에 고정수입이라는 것은 없어 보이지만 어느 날 장남(최우식)에게 고액 과외 자리가 들어오면서 한줄기 빛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4인 가족과 글로벌 IT 기업의 CEO인 박사장(이선균)과 그의 아내(조여정)의 만남이 시작된다. 그들의 삶은 극과 극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가진 직업, 사는 집, 입는 옷, 그리고 먹는 음식까지 모든 것이 다르다. 4인 가족은 이 부잣집과 공생하여 잘 살고자 하지만 뜻대로 쉽지는 않다. 왜냐면 살아오는 방식이 너무 다르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서로 간에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포스터에서 인물들의 눈을 가린 사각형의 색깔이 이해 가기 시작한다. 아, 하얀색과 검은색은 다른 색이구나. 그리고 그 두 색은 너무 다르기 때문에 공존할 수 없구나. 하지만 이 영화가 전달하는 내용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 그리고 또 다른 가족
영화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위의 두 가족의 공생 관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놀랍게도 여기에는 또 다른 가족이 개입된다. 심지어 그들 또한 '극'의 삶을 살고 있기에, 그리고 그 '극'이 앞의 극과 극의 삶을 사는 두 가족과 겹치지 않는 또 다른 '극'이기에 신선하다. 아니 신선하면서 무섭다고 해야 정상일 것이다. 그들의 개입으로 인하여 이 영화의 줄거리는 예측할 수 없게 흘러가고 계속해서 관객들이 영화에 몰두할 수 있게 도와준다.
처음에 한국영화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고 할 때, 이 영화에 처음 관심을 보였다. 영화를 보고나서 사회, 경제적 계층 차이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사는 두 가족은 서로 살아온 과거가 너무 다르기에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고 공생이 불가능하였다. 하지만 이런 사회에서 우리가 함께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같은 집에서 살지 않더라도 이미 우리에게도 이웃이 있고 살아가는 사회가 있기에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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