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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국내맛집

[을지로입구역] 무교동 북어국집, 북어국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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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지로입구역 2번 출구로 나와 바로 왼쪽으로 꺾어 200m 정도 걸어 오른쪽 골목을 보면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집이 보인다. 그 집이 바로 무교동 북어국집이다. 사실 당일 근처 추어탕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자 했으나 가는 길에 북엇국 집에 사람들이 붐비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아 여기가 맛집이구나.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무교동 북어국집, 을지로입구역

 들어가니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문 옆에 주방이 훤히 보이는데, 주방에서는 쉴새없이 펄펄 끓는 북엇국을 계속 대접에 담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 줄 서있는 사람들, 포장을 해가는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조용히 뒤에 서 있었다. 여기는 뭐가 맛있을까. 생각하며 주위를 휘휘 둘러봤지만 메뉴판이 보이지 않았다. 자리에 앉으면 주겠지 뭐..라고 생각하며 주방을 쳐다봤다.

무교동 북어국집, 주방

 주방에서 북어국이 나오는 속도가 만만치 않았다. 쉴 새 없이 국물을 퍼올리는 주방장님 덕분에 주문이 조금씩 처리되고 있었다. 한 5~10분 기다렸을까, 앞에 있던 열명 정도의 사람들이 다 자리에 앉고 우리 차례가 되었다. 자리에 앉으니 메뉴판도 없고 식탁에 김치, 파김치, 그리고 장아찌 정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교동 북어국집, 식탁 반찬들

 식탁마다 위와 같이 반찬통이 있었는데, 마음껏 덜어먹게 되어있었다. 반찬을 덜어내며 뭘 주문해야 하지?라고 생각했을 찰나 우리 쪽으로 점원이 왔다. 그런데 손에 이미 북엇국 두 개가 들려있었다. 여기는 무조건 북엇국만 취급하는 집이었던 것이다. 어차피 식당 이름도 북엇국이겠다. 메뉴판이 있었어도 북엇국을 시킬 것이었기 때문에 이제 맛있게 먹을 일만 남았다.

무교동 북어국집, 북어국

 북어국을 한 숟가락 떠먹어보니 국물 맛이 진했다. 안에 건더기도 충분하다고 느끼며 밥을 비비려는 찰나에 뒤에 테이블에 점원이 계란 프라이를 두 개 놓고 가는 것을 보았다. '아 계란 프라이도 있구나'하며 벽을 보니 계란 프라이는 '초란'이 다 떨어지면 팔지 않는다고 한다. 초란이란 닭 한마리가 처음 낳은 알을 의미하므로 그 영양가가 얼마나 풍부할까, 생각을 하며 계란 프라이를 두 개 시켰다. 하나에 500원이었다. 

무교동 북어국집, 초란 후라이

 초란이어서 그럴까, 색이 뭔가 빛나는 듯 하였다. 한 잎에 먹어 치우고 나서 열심히 북엇국을 먹다가, 이번에는 옆에 테이블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여기 건더기 더 주세요'. 그러니 점원이 와서 말한다 '국물도 더 드릴까요?'. 아 여기는 건더기랑 국물도 계속 주는구나. 하며 건더기를 추가하니 대접에 북어국이 가득 담겨서 나왔다. 

무교동 북어국집, 빈그릇

 추가로 받은 건더기까지 북어국에 넣어서 먹고 나니 배가 불러왔다. 건더기에 국물도 약간 추가되어서 너무 양이 많아 국물을 조금 남기긴 했지만 만약 배가 좀 더 비어있었다면 다 먹어치웠을 맛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니 한 명당 8천 원이 나왔다. 초란이 500원이었으니 북엇국 한 접시에 7500원인 꼴이었다. 물론 추가로 먹은 건더기에 대해서는 전혀 금액 추가를 하지 않으셨다. 

 나오려고 준비하던 찰나, 옆에 테이블에 새로온 손님들이 보였다. 아이를 데리고 온 부부였는데, 북엇국 세 개를 시키니, 점원이 하는 말이 '아이가 나이도 어린데 북어국 두 개만 시키시고 국물하고 건더기 추가하셔서 나눠 드세요.' 어딜 가나 더 많이 팔기 위해서 노력하는 마당에, 이 집은 오히려 적게 시키라고 하니 이보다 더 인심이 좋은 집이 있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 또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식당을 나왔다.

 

맛: ★★★★★ (5/5)

가격: ★★★★★ (5/5)

양: ★★★★★ (5/5)

청결도: ★★★ (4/5)

친절도: ★★★ (5/5)

 

 훌륭한 이었다. 북어국 자체를 전문점으로 하는 집도 흔치 않지만 국물이 깊고 맛있었다. 가격 또한 메뉴판이 없어서 처음에는 몰랐지만 계산하고나니 요즘 모든 곳이 비싸지는 마당에 북엇국 한 그릇에 7500원이면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체는 부족하지 않다. 아니 부족할 수가 없다. 점원에게 이야기하면 바로 건더기든 국물이든 더 주기 때문에 자기 양껏 먹고 나올 수 있다. 청결도는 반찬을 아무래도 테이블에 놓고 손님들이 돌아가며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인기가 많은 집이기 때문에 손님이 빠르게 회전하기에는 좋아 보였다. 무엇보다 이 집에서 점원들의 친절함이 돋보였다. 돈 벌기 위해서 장사를 한다기보다 사람들에게 북어국을 한 그릇이라도 더 제대로 맛보게 해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해장이 필요할 때, 혹은 따뜻한 북어국 한 그릇 먹고 싶을 때 을지로입구역의 무교동 북엇국을 찾아가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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