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역에 내려 유플렉스 건물 지하를 지나 빨간 잠망경 모형이 있는 곳으로 나오면 항상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그쪽에서 연세대학교 방향으로 걷다 보면 왼쪽에는 술집과 맛집이 잔뜩 위치해 있는데 그날은 문뜩 '마라'가 포함된 음식이 먹고 싶은 날이었다. '마라' 생각하면 마라탕, 마라훠궈, 마라샹궈.. 등등 많은 음식이 떠오른다. 그중에서 마라탕은 마라를 사용하여 국물 내 먹는 음식을 총칭하는 것으로 마라 훠궈도 그중 하나이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마라탕' 음식점은 육개장과 엇비슷한 느낌으로 단지 '마라'를 추가한 탕같은 느낌이다. 반면에 '마라샹궈'는 볶음밥처럼 '마라'소스를 사용하여 여러 가지 식재료를 섞어 볶는다. 중요한 점은 밥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는 자세히 모르겠으나 일반적으로 '마라탕'이 1500원/100g 이라면 '마라샹궈'는 그 두배 가격인 3000원/100g이다.
글이 너무 옆길로 샜지만 이제 목표한 방문기를 적어보자. 연세대로 향하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약 두 블록 전에 왼쪽 길로 들어가면 빨간색 간판에 노란색으로 麻辣香锅라고 적힌 집이 보인다. 그 밑에 조그맣게 '매운향솥'이라고 쓰인 것과 대비되는 간판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麻辣香锅는 마라샹궈를 의미하는데 가게 이름보다 음식이 더 큰 글씨로 적혀있는 것이다.
가게 입구에 들어서면 앞에 문 앞에 벌써 마라샹궈 재료를 담는 곳이보인다. 종류는 다른 음식점과 유사하지만 특이한 점은 고기 또한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곳들은 고기를 따로 추가해야 하는데 이것은 양고기, 소고기, 그리고 돼지고기를 골라 담을 수 있는 게 매력적이었다.
더 들어가면 매장 안에 메뉴판이 벽에 걸려있다. 이 음식점에서 유명한 것은 '마라샹궈'와 '탕수육'이라고 하니 그 두 개를 먹어보기로 하였다.
약 10분쯤 기다렸을까, 마라샹궈가 먼저 나왔다. 넣은 재료는 야채, 소시지, 건두부, 양고기(넉넉하게) 넣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먹음직해보였다. 그 이후 5분 정도 더 지나자 탕수육이 나왔다. 탕수육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중국집에 '찹쌀 탕수육'과 비슷했다.
탕수육은 여지껏 먹어본 탕수육 중에 가장 식감이 좋았다. 소스를 묻힌 것인가 싶을 정도로 저 탕수육 다 먹을 때까지 지나친 바삭함을 계속 유지하였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위에 사진과 같이 고기의 양이 약간 적다는 것. 고기를 먹고 싶다면 탕수육을 시키지 말고 '탕수육'을 먹고 싶다면 탕수육을 시켜라.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아쉽지만 다 먹었다. 그릇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맛이 매우 훌륭한 편이다. 총평은 이렇다.
맛: ★★★★★ (5/5)
가격: ★★★★☆ (4.5/5)
양: ★★★★☆ (4.5/5)
청결도: ★★★★★ (5/5)
맛은 매우 훌륭한 수준이었다(모든 음식을 잘먹기는 하지만 맛없는 음식을 먹지는 않는다.). 너무 맵지도, 짜지도 않았고 한국인이 즐겨먹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좀 짜다고 느끼면 공깃밥을 하나 더 추가해도 되고, 짜지 않게 해 달라고 하면 또 그렇게 해주신다. 가격은 다른 곳과 매우 유사한 수준이다. 단지 고기를 싸게 제공하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양은 내가 고른만큼 나온다. 하지만 탕수육을 보면 양도 부족하지는 않게 나온다. 다른 중국집에서 15000원 받고 저 탕수육의 반정도 되는 양이 나오는 것을 보고 화났던 적이 있다. 반면에 이 음식점은 기대한 만큼 나오는 집이다. 대체적으로 가게 내부가 청결하였다. 이른 아침에 간 것이기는 아지만 식재료 보관상태라던지 음식 나오는 것도 새로운 접시에 덜어낸 것인지 주변에 묻어있는 것도 없고 깔끔하였다.
신촌에서 마라샹궈 혹은 탕수육이 생각나면 한번 들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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