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에 개봉한 영화 <원더>는 선천적 안면기형 장애를 가진 어기(제이콥 트렘블레이)가 처음으로 학교에 가며 경험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사실 이 세상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지만, 점차 시간이 갈수록 성장하는 어기를 보고 있자면 괜한 감동이 밀려온다.이처럼 장애아동 어기가 다른 아이들과 함께 교육받는 영화의 설정은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일반학교에서 함께 교육받는 ‘통합교육’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속 통합교육은 주인공 어기뿐 아니라, 그 주변 인물들의 몸과 마음을 함께 성장하도록 도왔기에 통합교육의 대상에는 누가 포함될 수 있을지 (장애아동을 제외하고) 정리해보기로 하였다.
- 비장애아동 및 비장애아동의 가족
흔히 통합교육의 대상이 되는 아동은 어기와 같이 장애를 가진 아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통합교육의 정의를 살펴보면,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동등한 학급의 일원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잭, 줄리안과 같은 비장애아동 역시 통합교육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영화 속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서도 처음에는 편견 어린 시선으로 어기를 대했지만 점차 어기의 장애는 한 가지 ‘특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어기와 친해지는 비장애아동이 있다. 어떻게 보면 장애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 역시 사회적으로 학습된 것이기에 이들은 통합교육의 과정을 통해 협력과 존중의 가치를 배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능력을 함양할 수 있을 것이다.
비장애아동을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그 아동의 가족(부모) 또한 교육의 대상임을 시사하기도 한다. 사실 학교에 들어가기 이전까지 아동은 가정을 세상의 전부라 믿고 부모의 신념을 자신의 것인 마냥 학습한다. 가령 영화 속에서 줄리안은 어기를 짓궂게 괴롭히며 이유 없이 어기의 학교생활을 방해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줄리안을 ‘나쁜 아이’로 단정짓기에는 뭔가 꺼림칙하고 복잡한 생각이 든다. 과연 줄리안이 가지는 편견이 줄리안 자체의 것일까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가정은 아동의 생활환경이자 여러 사회적 지식을 학습하는 주요 배경이 되기에 통합교육은 비장애아동을 넘어 아동의 가족까지 포함할 필요가 있다.
- 장애아동의 형제자매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 어기뿐 아니라, 어기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이다. 이중에는 어기의 누나인 비아의 시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때 드러나는 비아의 학교생활과 속마음을 통해 우리는 비아 역시 아직 성장 과정에 있는 아동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누구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지만, 형제의 어려움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자신의 어려움은 억누르는 비아처럼 비장애아동이더라도 자신의 형제를 위해 스스로를 미뤄두는 아동이 있을 수 있다. 통합교육은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 모두의 발달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 대상에는 비아와 같은 형제자매를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진정한 의미로서 통합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기와 같은 장애아동을 넘어 비장애아동과 아동의 가족, 그리고 장애아동의 형제자매까지 포괄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원더는 통합교육의 바람직한 예시를 그린 드라마이기 때문에 잔잔하지만 따뜻함을 느끼며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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