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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서평

[아홉명의 완벽한 타인들] 신선한 소재와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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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홉명의 완벽한 타인들>2018년 리안 모리아티가 발매한 미스터리물의 신작이다. 모리아티는 이미 전작들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지만, 개인적으로 작가의 소설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아홉명의 완벽한 타인들>을 읽고 난 후, 작가의 전작들도 모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600쪽이라는 소설의 길이에도 불구하고 글자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읽은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아홉명의 완벽한 타인들

 

1. 신선한 소재

 1) 힐링 프로그램

 고귀한 침묵이며 단식이며 힐링은 커녕 오히려 정신병을 일으킬 것 같은 극단적인 프로그램의 내용,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 것이라는 프로그램의 홍보를 믿고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참가한 사람들. 사실 처음에는 어떤 사람들이 이런 애매하고 비정상적인 문구를 믿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책에 나타나다 보니 나 역시 호기심이 생겨 대체 어떻게 달라진다는 것인지 알고 싶어졌다. 오히려 사기꾼 같은 이야기를 대놓고 하는 인물들을 보며 사기가 아닌가 헷갈리는 지경에 이르렀달까아무튼 책 속의 프로그램이 아홉 명의 등장인물을 끌어당겼듯, 나 역시 힐링 프로그램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현혹되어 책을 읽어 나갔다.

 

 

 

 

 

 

 

 2) 여러 명의 주인공

 책의 등장인물은 9명의 참가자들과 3명의 프로그램 진행자들로 총 12명에 달한다. 이야기는 각각의 등장인물의 1인칭 시점에서 번갈아가며 전개되기 때문에 각자의 사연을 알아보는 데에만 순식간에 100쪽이 지나간다. 몸과 마음의 힐링을 목표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홉 명의 사람들이 각각 어떤 사연을 가지고 왔는지, 서로 다른 인물들이 프로그램에 보이는 반응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보통 책을 읽을 때 특정 인물, 주로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해서 읽기 마련인데, 이 책에서는 총 12명의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기 때문에 독자로 하여금 12가지 관점에서 책 속의 내용을 경험하게 한다.

 

 

2. 예측할 수 없는 전개

1) 미스터리한 도입부

책의 전반에 펼쳐지는 ‘힐링 프로그램’이라는 소재 그 자체만으로 미스터리함을 풍긴다. 그렇기 때문에 그 프로그램 안에서 펼쳐질 줄거리의 내용을 예측하기 더욱 더 힘들어지는데, 예를 들어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프로그램의 효과, 그 효과를 기대하며 곳곳에서 모인 아홉 명의 인물 등 책의 도입에서 소개되는 인물, 사건, 배경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2) 미스터리한 인물

또한 대부분의 다른 미스터리물과 다르게 <아홉명의 완벽한 타인들>은 책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인물을 처음부터 등장시킨다. 보통 우리가 흔히 아는 범죄물의 경우, 주로 마지막 결말 부분에 가서야 비로소 범인이 등장한다. 앞선 몇 백 쪽 동안에는 베일에 가려진 범인을 드러내기 위해 주인공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처음부터 ‘마샤’와 그녀의 프로그램을 앞세워 미스터리함을 증폭시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특히 신에 가까운 인간으로 묘사되는 마샤에 대한 묘사는 오히려 나오면 나올수록 더욱 신비로워진다. 자신의 완전한 개조를 이뤘을 뿐 아니라 타인의 개조를 돕는, 무섭고도 아름다운 마샤의 정체는 무엇일까?

 

완전한 개조’라는 비정상적인 결과를 위해 어떠한 비정상적인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해지는 소설, <아홉명의 완벽한 타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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