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애오개역 4번 출구에서 나와서 200~300m 걸어가면 나오는 밀밭정원을 가보았다.
밀밭정원은 옆에 위치한 황금콩밭과 남매식당으로, 두 집 모두 두부를 직접 만들어 요리를 한다.
두부 이외에도 만두피, 국수 등을 직접 만들어서 모든 요리를 한다.
5호선 공덕역과 충정로는 이따금씩 방문했었는데, 그 사이에 위치한 애오개역은 이 날 처음 방문하였다.
나에게도 낯선 곳이어서 그런지, 토요일 점심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길가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큰 길가에 음식점이 없다시피 하였고, 걷다가 골목에 들어서니까 외관만 봐도 오래된 음식점들이 상당하였다.
점심시간에 방문하였는데, 식당 내부가 다행히도 한산하였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주인분께서 안쪽 방을 가르키면서 들어가라고 하셨는데, 들어서니 아늑하고 조용한 방이었다.
수저도 따로 정갈하게 포장되어 있었고, 모든 식기류가 깔끔하여 마음에 들었다. 이런 곳에서 가족식사를 해도 좋으리라 생각하며, 메뉴판을 조심스레 요청하였다.
밀밭정원은 [허영만의 백반기행 157회]를 보고 찾아온 맛집으로, 백반기행에서는 콩국수를 정말 맛있게 드셨는데,
막상 메뉴판을 받아보니, 콩국수 이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있어서 콩국수는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2인이서 먹는 것이라, 메뉴를 고민하다가 어쩔 수 없이 먹고 싶은 것은 다 시키기로 하였다. 결국 접시만두, 들기름국수 그리고 안주류에 있는 생두부를 시켰다. 생두부는 계획에는 없었지만, 방문자들이 추천하는 메뉴 중 하나라서 시키기로 하였다.
그리고 메뉴에 코스요리도 있었는데, 사전에 가게에 미리 예약하면 해주는 모양이다. 가격도 3만원 대부터 7만원 아래로 이루어져 있어서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다. 아마 한식을 좋아하는분들께서 상견례 자리나 특별한 날에 코스요리를 먹어보면 어떨까 싶었다. 물론 현재는 앞에 주차가 쉽지는 않아보여 단점이 없지는 않다.
메뉴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니, 앞반찬이 나왔다.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내가 좋아하는 반찬들이다.
보통 다른 음식점에 가면 반찬이 부실한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정갈하면서 모두 집에서 만든 것 처럼 신선한 맛이었다. 구성은 멸치볶음, 취나물, 석박지와 김치다.
반찬을 주워먹고 있으니, 하나씩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다. 접시만두는 4개로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생두부도 4개가 나왔는데, 부드러운 질감이 겉보기에도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나온 들기름국수는 풀이 죽어있다기보다, 생면처럼 탄력있어보이는 모양이었다.
만두와 생두부는 접시에 덜어서 간장을 적당량 뿌려서 먹었다.
만두는 생각보다 평범하였다. 직접 만든 만두임에는 틀림없지만, 건강한 느낌의 만두였고,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생두부는 평소에 먹어보지 못한 두부 맛이었다. 집에서 보통 두부를 먹으면 거친 맛이 있는데, 여기 생두부는 도토리묵처럼 탱글탱글하게 튀어오르는 맛이었다. 두부와 도토리묵 그 중간쯤의 식감이랄까...
마지막으로 들기름국수는 고소한 맛이 좋았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들기름국수 밀키트는 짭짤한 맛이 좋아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 들기름국수는 고소하고 단백한 맛이었다.
밀밭정원에서 3개의 메뉴를 먹어봤는데,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고 다음에 또 오고 싶었다.
만약 식당 내부가 시끄럽고 대기줄이 길었으면 방문할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은데, 식당 내부가 깔끔하고 정갈하여 마음에 들었다.
서울 내부에 다양한 메뉴의 한식을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게다가 정갈하게 음식이 나오면 어른을 대접하기도 좋은 곳이니 부모님을 모시고 방문할만하다. 아직 모시고 가지는 않았지만, 만족할 것임을 확신한다.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좋은 음식점은 아니다. 만두 1개와 두부 1조각에 2천원이 넘어간다 생각하면, 더 좋은 선택지가 많을 것이다. 음식점의 메뉴 가격은 음식 하나로만 결정되는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이유들과 종합하여 이 음식점을 추천한다.
다음에는 옆에 있는 남매식당인 황금콩밭도 가보자고 마음먹으며 애오개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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