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역] 화로상회, 숯불로 구워먹는 고기뷔페 끝판왕
신촌 기차역 앞쪽에 있는 좁은 길목에서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골목 초입에 위치해있는 화로상회, 요즘 가성비 끝판왕으로 유명한 고기뷔페집이다. 나는 최근에야 이 곳을 알게 되었는데, 정말 오늘 처음 방문해 본 후에 이 곳을 늦게 알게 된 것이 안타까웠다. 예전에 고기뷔페로 <셀빠>라고 유명한 고기집이 있었는데, 그곳과 가격은 약간 더 나가지만 훨씬 더 좋은 고기와 환경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가게에 들어가니 우선 깔끔한 의자들과 테이블이 눈에 띄었다. 주말 오후 2~3시쯤 방문하니 손님이 딱 두 그룹 있었는데, 그분들도 거의 다 드셔서 식당은 여유로웠다. 그 와중에 눈에 띈 식당 한 편에 걸려있는 메뉴판, 무한리필 집이라 그런지 시킬 수 있는 고기 메뉴에 대해 나와있었다.
고기에 관련된 메뉴는 딱 6가지였다.
- 돼갈이: 옛날생갈비(갈비+목살)
- 돼삼이: 참숯통삼겹
- 갈막이: 옛날생갈비+원조막창
- 삼막이: 참숯통삼겹+원조막창
- 갈껍이: 옛날생갈비+돼지껍데기
- 삼껍이: 참숯통삼겹+돼지껍데기
메뉴는 대부분 섞어서 시킬 수 있게 되어있었는데, 한 개만 우구장창 먹는 것보다 이렇게 다양하게 나오는 것이 더 좋았다. 여기에 있으면서 총 4 접시를 시켜 먹었는데, 순서대로 1)삼껍이, 2)갈막이 로 모든 부위를 맛보고 조금 부위를 다시 섞어서 3)삼막이, 4)갈껍이 를 먹었다.
가게 한편에 위치해 있는 반찬들 또한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 반찬은 순서대로 상추, 고추(맵다), 마늘(조그마하다), 감자 드레싱?(너무 달다), 쌈무, 소금, 떡가루(?), 쌈장, 김치, 그리고 파채가 있었고 소스는 참기름 소금장에 달콤이, 매콤이 해서 가게에서 제공하는 소스가 두 가지 있었다.
메뉴를 시키기 전에 우선 숯과 불판을 가져오셨다. 숯은 위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딱 보기에도 괜찮아 보인다. 재가 날리지도 않고 표면이 매끈매끈한 게 고기가 맛있게 익을 것만 같았다. 숯만 따로 찍으려고 했으나 고기를 빨리 굽고 싶어서 올리고서 찍었다ㅠㅠ
우선은 삼껍이를 도전해 보았다.
사진을 보면 껍데기가 두 개밖에 없는데, 이미 3개는 위의 불판에 올려져 있다. 총 삼겹살 두 덩이와 껍데기 다섯 점이 나온다. 이제는 고기를 열심히 구워봐야겠다.
삼겹살과 껍데기를 올려서 굽고 있는 사진이다. 불이 은은하면서 강력하니 기름으로 인해 불이 위로 올라오거나 그런 일은 없었다. 그 대신 잘 구워주려면 가장자리에 돌리듯이 고기와 껍데기를 위치해주자.
어느 정도 익었다 싶으면 가위로 잘라서 가지런히 배치해보자. 껍데기도 삼겹살과 비슷한 패턴으로 뒤집어주면 바삭바삭하고 노릇노릇하게 잘 익는다. 숯불에서 삼겹살을 구울 때는 뒤집는 횟수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숯불의 향을 골고루 묻혀주려면 오히려 적당한 시간마다 뒤집어서 골고루 향기가 배게 도와주자.
껍데기는 익히는 정도에 따라서 바삭바삭하게 먹을 수도, 쫄깃하게 먹을 수도 있다. 나는 쫄깃한 식감보다 바삭바삭한 식감을 좋아하기 때문에 충분히 익혀서 먹었다.
이다음 메뉴는 갈막이다!
갈비는 갈비 한 점과 목살 한 개가 나온다. 둘 다 따로 양념은 안되어 있다. 양념이 있다면 숯이 금방 죽을 것이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불판에 고기를 올렸다.
고기가 너무 노릇노릇하고 먹음직하게 익어서 부위 별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숯불에 구워서 그런지 매우 먹음직스러웠다. 갈비는 부드러웠고, 목살은 숯불향이 가득, 그리고 막창은 쫄깃쫄깃했다. 고기 질이 좋아서 그런지 무한리필 집인데도 불구하고 일반 고깃집에서 먹는 느낌이었다.
이다음은 갈껍이 도전!
갈비가 맛있어서 갈껍이 한 번 더 시켰는데, 갈비가 아닌 목살이 두 조각 나왔다. 하지만 이 부위도 맛있었으므로 전혀 아쉽지 않았다. 껍데기는 앞과 마찬가지로 이미 세 개를 불판 위에 올린 후에 급하게 사진을 찍었다.
껍데기는 굽는 재미가 있다. 처음에는 야들야들하게 나오지만 구울수록 점점 겉이 바삭해지는 것이 눈으로 보인다. 그리고 적당히 익으면 약간 접히면서 먹을 때가 됐다고 신호를 준다. 그리고 안쪽과 겉이 다르게 익는 것 또한 매력이다.
이다음은 오늘의 마지막 고기 접시였던, 삼막이였다.
이번에도 정상적인 메뉴 사진을 찍는데 실패.. 삼겹살 한 개와 막창을 몇 개 올려놓다가 또 정신 퍼뜩 차리고 사진을 찍었다.
이게 마지막 접시라고 생각하니 최대한 정성스럽게 굽고 싶었다. 그렇다 보니 고기가 매우 완벽하게 구워졌다. 막창과 통삼겹살, 이 두 가지가 이 집에서 가장 맛있는 메뉴였다. 내가 그만큼 삼겹살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기름과 고기 부위의 조화가 너무 좋다.
맛: ★★★★☆ (4.5/5)
가격: ★★★★☆ (4.5/5)
양: ★★★★★ (5/5)
청결도: ★★★★☆ (4.5/5)
친절도: ★★★★★ (5/5)
고기뷔페의 고기가 이렇게 괜찮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고기 맛이 좋았다. 원산지를 보니 독일산, 미국산, 국내산이 부위별로 섞여있는 것 같은데, 오히려 국내산을 고집하면서 맛없는 고기를 주는 것보다 좋았다. 게다가 숯의 질이 괜찮다 보니 고기가 잘 익어서 맛이 배가 되었다. 가격은 1인 13,700원으로 "**진사갈비*랑 비교하면 200원 더 비싼데, 그 값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매우 가격도 합리적..? 아니면 오히려 싸다고 느낀다. 양은 무한리필이니 언급할 필요가 없다. 식당 내부는 무한리필 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했다. 손님이 적은 것도 있었겠지만, 손님이 떠난 자리는 항상 깨끗이 정돈이 돼있는 것 같았다. 또한 기분이 좋았던 점은 매우 친절한 서비스 때문이었다. 고기를 시켜야겠다거나 판을 갈아야겠다고 생각이 들면 미리 고기 필요하냐고 물어봐주시고, 판을 갈아주시는 등 계속 신경을 써주시니 너무 편했다. 무한리필 집에서 고기를 더 달라고 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없어 좋다.
다른 고기 무한리필 집도 많이 가봤지만, 살면서 <화로 식당>처럼 기분 좋게 좋은 고기를 먹은 곳은 없었다. 다음에도 또 방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