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국내맛집

[신용산역] 섬집, 돼지김치찜과 와다비빔밥 신선한 음식들

Pig-Rabbit 2022. 10. 2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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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호선 신용산역을 나와 한강대교 쪽으로 걸어가다가 왼쪽으로 돌면 나오는 '섬집'을 가보았다.

용산역사박물관 뒤쪽에 위치한 '섬집'은 [허영만의 백반기행 119회]에 나온 이후로 사람들이 항상 북적거리는 음식점이 되었다. 필자가 방문한 토요일 정오 당시에는 이미 앞에 11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냥 포기하고 다른 집을 갈까 싶었지만, 그래도 음식점 안쪽을 보니 빈자리가 꽤 있는 상태였기에 기다리기로 하였다.

다만, 안에서 일하는 인원이 부족한지, 손님이 떠나고 남겨진 자리가 치워지지 않은 곳이 상당하였다.

 

 좁은 골목길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기다리고 있었다.

나중에서야 알게된 사실이지만 '섬집'은 오후 3시 쯤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며, 오후 2시 쯤에는 점심시간이 상당히 지났기 때문일까,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한다.

기다리는 것이 지루하여, 섬집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다보니, 주변에 올라가는 아파트 단지가 여럿 보이는게 이 동네도 나중에 꽤 번화가가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섬집 주변 정경들, 왼쪽: 섬집으로 들어가기 전 골목길, 오른쪽: 섬집이 위치한 작은 골목길

 섬집은 장사가 잘되서 확장공사를 했는지, 골목길 양쪽에 위치해 있었다.

깔끔하게 단장된 기와집에서 음식을 만드는 모양이었고, 반대에 위치한 허름한(?) 공간에는 자리를 몇 개 만들어서 사람들을 최대한 받는 모양이었다.

 

 40~50분 쯤 지났을까? 드디어 안쪽에서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안쪽에 막상 들어가니 자리가 넉넉하지 않았다. 공간이 작아보이지는 않았으나, 테이블이 너무 많이 들어서 있었다. 

나중에 사람들이 좀 빠지면 괜찮아지려나 싶은데, 이 당시에는 옆에 있는 손님들이랑 테이블 거리가 사람 한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였으니 시끄럽고 정신이 없는 분위기였다.

섬집 바깥쪽과 안쪽 사진들

 메뉴판을 보니 메뉴가 참 많았다.

처음에는 허영만 백반기행에서 허영만 씨가 드신 참게꽃게매운탕을 먹을까 했는데, 오래 기다리기도 하였고 당장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

결국 돼지김치찜에 와다비빔밥을 시키기로 결정하였다.

돼지김치찜은 딱 들어도 뭔가 알 법한 음식이지만, 와다비빔밥이라니?

'와다'는 해삼내장으로 약간 불그스름한 느낌의 죽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꼭 먹어봐야하는 음식이라고 하여, 와다비빔밥을 시켰다.

섬집 메뉴판

 3분 쯤 지났을까? 주문하기 무섭게 음식이 바로 나왔다.

밖에서는 40~50분 가량 기다렸는데, 음식이 바로 나오니까 기다리면서 마음 속에서 슬금슬금 올라오는 불만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반찬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보통 음식점을 가면 메인이 있고, 반찬은 김치에 단무지 정도 나오면서 조력자의 역할을 하기 마련인데,

'섬집'의 반찬은 메인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신선하고 맛있었다.

 

반찬으로 명란젓, 북어채볶음, 미역줄기무침, 시래기무침, 김자반무침, 어묵햄무침 6가지가 나왔다.

회전율이 좋아서 그런지 모두 신선하고 맛있어서 6가지 반찬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다.

게다가 한 번 더 리필했는데, 북어채볶음이 오이무침으로 변경된 것으로 보아 그때그때 조금씩 반찬 구성이 변하나보다 싶었다.

돼지김치찜과 함께나온 반찬과 리필된 반찬

 반찬이 맛있다보니 메인이야기를 빼놓을 뻔했다.

메인으로 나온 돼지김치찜 2인분과 와다비빔밥

돼지김치찜에 있는 고기는 질기지 않고 장조림처럼 잘 찢어지는 질감이었으며, 김치도 고기도 전혀 질기지 않아서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음식이다.

게다가 음식점 안에 10팀 정도의 손님이 있었는데 5팀 이상이 돼지김치찜을 먹는 것으로 보아, 점심 식사로 되어있는 돼지김치찜이 여기서 제일 잘나가는 음식임이 확실해 보였다.

 

돼지김치찜 자르기 전 큼직한 고기와 자른 후 사진

그리고 대망의 와다비빔밥,

반숙의 계란후라이와 김가루와 함께나온다.

열심히 비비고 나서 한 입 먹었을 때 섬집의 와다비빔밥이 유명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우선 비빌 때 밥 알이 뭉개지는 느낌이 없다. 그리고 '와다'와 반숙후라이의 부드러움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비비기가 어렵지 않다. 

뭉개지지 않고 살아있는 밥 알에 스며든 와다와 김가루 그리고 계란 노른자는 입 안으로 들어왔을 때 재료들이 따로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맛을 내게끔 만들어준다.

비록 와다 자체의 맛에 바다향이 진한 비릿한 내가 있어서 나의 취향은 아니었으나, 이 음식에서 느껴지는 바닷가 향과 조화로운 맛은 요즘은 늘어나는 서양식 음식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한식의 맛이 분명하였다.

와다비빔밥 비비기 전과 후

 배부르게 먹고 나왔지만, 기름기 없는 음식들로 이루어진 상차림으로 인해 더부룩함은 없었다.

오히려 든든하고 한 층 더 건강해진 느낌을 들게 만들어주는 식사였다.

 요즘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꽂혀서 여러 음식점을 가보려고 노력 중이지만, 신용산역 만큼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이런 맛집이 위치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섬집'의 장점을 몇 가지 꼽아보자면 첫 째는 깔끔하게 나오는 음식에 비해서 아직은 적당하다 느껴지는 가격대, 둘 째는 반찬을 더 달라고 했을 때, 넉넉하게 바로 가져다주는 인심,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쓴 것 같은 음식들이었다. 

 

여기에서 다음에 꼭 꽃게탕을 먹어봐야겠다. 생각하며 섬집을 나왔다.

아차, 여기는 오후 2시쯤 와야 기다림이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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